영화 소공녀...
어딘가 따뜻한데 쓸쓸하고
뭔가 현실적인데 슬프고..
잔잔하지만 가볍진 않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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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역의 이솜배우와 ‘한솔’역의 안재홍배우.
이 둘은 연인관계다.
현실이 녹록지않은 이 커플은 하루 벌어서 또 하루를 살아간다.
하루하루 힘들지만 서로 힘이 되어준다.
웹툰작가 지망생 한솔,
3년차 프로 가정도우미 미소.
미소는 하루 한 잔의 위스키와 담배, 사랑하는 남자친구만 있다면 행복하다고 말한다.
열심히 일하는 미소
그렇게 하루의 마지막은 위스키 한잔.
저 한잔의 맛이 어떨지 뭔가 궁금하기도 하고 알 것 같기도 한.. 그런 기분이 들었다.
미소는 항상 가계부 정리를 한다.
먹지 않으면 새하얘지는 머리때문에 매일 먹는 한약, 담배, 월세, 위스키 등의 지출을 정리한다.
그러다 삶이 어려워져 지출의 무언가를 빼려고 한다.
위스키를 지우려다 그냥 월세를 지워버린다..
그렇게 미소는 짐을 모두 이고지고 다니며 예전 밴드 멤버들을 하나씩 찾아가서 재워달라고 한다.
담뱃값이 올라 절망하는 미소의 모습....
난 담배를 안피워서 뭔가 돈이 없는데 피우겠다는 마음이 이해가 되진 않지만,, 어설프게 몇천원 올렸다고 흡연자들이 안피우는 것도 아닐텐데..
정말 그냥 돈이 목적인 걸로밖에 안보이는 것 같다.....
처음 찾아간 문영.
큰 회사에 다니고 있다.
꽤 자리를 잡은 것처럼 보이는 그녀의 입에서 나온 말은 “내가 예민해서 누구랑 못자”..
짐을 바리바리 싸들고 찾아온 미소를 달갑게 받아주는 느낌은 아니었다.
부장님인지 과장님인지.. 선배의 콜을 받고는 맞고있던 링거도 그냥 빼고 급하게 가버린다.
그렇게 미소는 또 다른 멤버를 찾아간다.
미소를 너무도 반갑게 맞아주는 현정.
시부모님을 모시고 사는 현정.
살림살이가 어려운 모습이다.
가족들끼리도 계속 우리가 이런데, 친구를 데려오면 어쩌냐고 싸우고.. 미소도 들어버린다.
그래도 미소를 가장 반겨준 친구인데..
계속 둘이 추억을 되새기며 행복해하는 모습이 보여졌지만 결혼해서 시부모를 모시고있기도 하고..
좋지않은 형편 탓인지 미소는 반찬 몇가지를 만들고 편지를 남겨두고 다시 떠난다.
다음은 여자 공포증이 있다는 대용.
번듯한 아파트에 사는 대용..
하지만 그의 삶은 매우 피폐해보인다.
쓰레기로 가득한 거실도 그렇고..
사람이 사는 집같지 않아보인다.
미소에게 큰 방을 내어주고는 본인 방에 들어가서 나오지 않으려고 한다.
미소는 거실도 치워주고 음식도 해주지만 어딘가의 상처가 깊은 것인지 대용은 도무지 방에서 나오질 않는다.
미소의 남자친구 한솔도 아무리 그래도 남자의 집에서 사는건 아닌 것 같다고 하고..
미소는 결국 대용에게 음식을 해주고 마지막으로 대화 좀 하자고 한다.
대용은 이 집을 결혼할 여자를 위해 무리해서 들어왔다고 했다.
그런데 이혼 위기에 처해있고..
앞으로 20년은 더 월급을 퍼 부어야 하는 빚이 생겨버렸다고 한다.
미소는 앞으로 내가 와서 집도 정리해주고 밥도 해줄테니 힘내라고 하고 또 다시 떠난다.
나란히 헌혈하는 미소와 한솔.
한솔은 본인이 기숙사에 살아서 미소를 떠돌게 한다며 본인의 처지를 비관하며 안타까워한다.
그럼에도 그런 한솔을 언제나 지지하고 응원하는 미소..
참 돈이 없어도 행복하다는 연인관계가 딱 이런걸까 싶었다.
록이
나이가 많은 노총각..
부모님과 함께 사는 중이다.
부모님은 미소를 보자마자 마음에 들어했고..
둘의 결혼을 위해 별 이상한 모습들을 다 보여준다......
그냥 모두 너무 무섭고 이상했다,..
어쩌다 록이의 방에서 잠자게 되었는데 록이가 계속 결혼하자고 한다.
좀 이상한 록이의 태도에 기분이 더러워진 미소는 남친있다고 하지만 결혼은 우리끼리하고 남친만나라는 식으로 이야기한다,,
더 이상한 그의 가족들까지..... ㅗㅜㅑ...
또 도망치듯 떠나는 미소.......
정미.
정미는 부잣집에 시집가서 예전 밴드활동하던 시절과는 거리가 먼 듯 했다.
아이까지 낳은 정미는 미소에게 종교있냐고 묻다가 ‘아니다, 애낳으면 저절로 수양이 된다’고 말하며 특유의 웃음소리를 낸다..
미소에게 고마웠던 기억이 있다며 흔쾌히 지내라고 이야기하는 정미를 보며 많은 생각이 들었다.
나도 누군가에게 갚고싶은 은혜라고 생각될만큼 도움을 주었던 일이 있었나 돌아보게 된 순간이었다.
그도 잠시...
정미의 남편과 미소, 정미가 함께 식사하는 자리에서 정미 남편에게 옛날 얘기를 하고..
남편이 담배피우려고 일어나니 같이 일어나 담배를 피우는 미소를 보며 정미의 마음이 꼬여버린다.
정미는 미소에게 못난 말들을 퍼붓고 미소는 또 다시 떠난다.
여느 연인처럼 맛집데이트를 하려고했는데 하필 재료소진으로 들어가질 못했다.
결국 또 간단히 때우면서도 미소는 여전히 위스키, 담배, 한솔만 있으면 된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다 한솔이 갑자기 사우디아라비아로 가서 돈을 많이 모아오겠다고 이야기한다.
미소는 말렸지만.. 그는 끝내 가버린다.
미소는 본인을 위해 돈을 벌어온다는 남자친구를 보고 배신자라고 한다.
이 세상 유일하게 의지하고 소중하게 생각했던 사람이니.. 그럴만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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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부 친구들도 처음에는 모두 선뜻 호의를 베풀거나 좋은 이야기들을 해준다.
하지만 그들도 어느샌가 현실적으로 변해버린다.
그런데.. 믿었던 남자친구마저 본인의 곁을 떠난다고 하니.. 인생을 그저 하루벌어 하루 먹고사는,
그냥 오로지 위스키와 담배, 남친이면 행복할 그녀에게 돈을 이유로 그녀의 곁을 떠난다고 하니 미소의 입장에선 슬프고 힘들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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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뭔가 영화 자체가 말도 안되게 비현실적이지만 그 안의 요소들이 매우 현실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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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그냥 내가 뭐라도 해서 꼭 나를, 내 가족을 비참하게 만드는 일이 없게 잘-살아야지!
라고 매일 다짐하곤 했다.
그런데 막상 20대를 겪으며 사회생활을 조금씩 경험하다보니 부모님께서 0원부터 시작해 한달에 몇백씩 벌기까지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그런 와중에 이런 영화를 보다보니..
여러 생각이 드는 것 같다.
내가 만약 미소의 입장이라면, 밴드 멤버들의 입장이라면.. 난 어떻게 결정하고 살아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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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를 보고 따뜻하다, 잔잔하다 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나는 잔혹하다, 무섭다 등의 감정이 더 컸다.
사람의 관점에 따라 다르게 느껴지나보다.
나는 혹시라도 내가 저렇게되면 어쩌지? 싶었다.ㅋㅋ
뭔가 얼마전 리뷰했던 영화 써니도 생각났다.
정반대의 느낌이긴 하지만..
성공해서 인생의 마지막을 함께하는 써니,
찢어지게 가난해서 도움을 청하려고 찾아갔다가 결국 자취를 감춰버리는 소공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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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말...
갑자기 한강부근의 수많은 아파트들을 보여준다.
미소도 저 어딘가에서 살고있을까 싶었다.
그런데 갑자기 문득 저 많은 집 중에서 내 집을 언젠가 구할 수 있을까 싶어져서 막막하고 가슴이 철렁내려앉기도 했다..ㅋㅋ
영화에서는 놀랍게도.. 미소는 결국 담배, 위스키를 포기하지않고 텐트치고.. 약마저 포기한듯 머리가 백발이 된 채로 살아가는 모습이 보여지고 영화는 끝이난다.
———
여러 부분에서 신선하고도 낯선 충격이 느껴진 영화.
독립영화 특유의 감성이 너무 좋았다.
뭔가 두려우면서도.. 미소의 모습,행동에 위안이 되면서도 혹시라도 저렇게 되면.. 하는 무서운 생각이 들기도 했다.
내가 어릴 때.. 우리 집이 힘들었다고 한다.
솔직히 대충은 알고 있었지만 그 정도였을 줄은 몰랐어서 많이 놀라고 눈물이 났다.
엄마, 아빠를 더 존경하게 되었지만 엄마의 당시 회상을 들으며 정말 가슴이 아팠다.
일이 끝나고 고된 몸을 이끌고 집에 가는데, 그날따라 거리의 수많은 아파트들이 눈에 아른거렸다고 한다.
저 수많은 아파트, 집들 중 내 집 하나 없구나..
난 언제 집을 살까.. 이런 식으로 당시의 막막했던 현실을 회상하며 이야기했다.
그냥 말로만 들었지만 뭔가 바로 상상이 갔다.
어떤 마음인지 이해가 갔다..
그런데 이 영화의 그 마지막 엔딩에서 엄마의 말이 생각이 나서 가슴이 확 답답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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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엄마에게 늦지않게 집이 생긴 것처럼..
내게도 좋은 일들이 생기겠지,
더 열심히 살아서 꼭 우리 가족에게 큰 기둥이 되어주고싶다.
경제적 자유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경제적 여유를 누릴 수 있게,
오늘 하루도 이렇게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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